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우리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오류에 빠질 때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성적이라고 해서 외향적인 면이 없는 것이 아니고, 외향적인 사람이 시간이 흐른 후 내성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두 부류로만 나누는 것은 조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그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이런 책을 읽으면 나는 어떤 성향이 강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을 보는 눈이 길러지기 때문에 정말 유익하다. 이 책은 포레스트북스로부터 무상으로 받아 읽게 되었다.
삽화가 예쁘고 읽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긴 하지만 심리에 관한 책은 나에게 언제나 흥미롭다. 나에 관해서 보자면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내가 외향성이 강한 줄 알았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혼자 있을 때 충전이 되는 내향성이 더 많음을 알게 되었다. 아니면 내가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학생들을 늘 대하는 면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외향성이 강한 아이들과 내향성이 강한 아이들은 평소에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볼 때 ‘왜 저럴까?’ 하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진 기질을 인정해 주고,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향성을 가진 아이들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고 말이나 행동에 더 신중해야겠다.
내향성이 강한 사람이 큰 일을 치룰 때 앞 뒤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 보다 편안하게 해낼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큰 일이 있을수록 책을 읽고 싶어지나 보다. 링컨이 새벽마다 기도했다는 것을 떠올리니 그도 늘 사람들을 만나고, 큰 결정을 하기에 앞서 자기만의 시간(하나님과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았다.
타고난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늘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개그맨 중 내향성이 강한 사람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을 늘 대하는 영업사원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외향적인 사람에게는 조금 쉬울지도 모른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이 늘 조용히 혼자 일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그것도 고역일 것 같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향을 잘 알면 앞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겠다.
--- 본문 내용 ---
- 전통적으로 내향성-외향성을 결정하는 잣대는 잘못된 이분법에서 나왔다. 물론 사람은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중간에도 자리할 수 있음을 뜻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스펙트럼상에서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르다. 어떻게 분류되고 어떤 명칭을 가졌든 간에 차이보다 유사성이 더 많다. 좋든 싫든 누군가는 속으로 이미 자신의 유형을 정했을 텐데, 일반적으로 이는 득보다 실이 많다. 모르는 것을 탐험하고 도전하는 대신 기대에 맞게 살아가다 보면 얻는 것이 없다. 한 가지 구분에 집착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진정한 다양성을 부정하는 결과가 된다. (65쪽)
- 내향적인 사람이 한층 분석적이고 내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본능에 의존하며 현재 보고 느끼는 주위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81쪽)
- 외향적인 사람을 강철판에, 내향적인 사람을 유리창에 비유할 수 있다. 강철판보다 유리창이 더 쉽게 깨지는 것처럼 내향적인 사람의 내부 구조는 외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민감하다. (89쪽)
- 성격의 변화는 그것을 하나의 프로젝트나 습관으로 보고 열심히 노력할 때만 가능하다. 바라기만 한다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 가소성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66쪽)
- 조용한 샌드위치 만들기: 식빵 대신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재료로 쓴다. 그 사이에는 고기와 치즈 대신 사회적 소통을 넣는다. 아주 큰 규모의 대회에 참석해야 한다면 그날 또는 그 주의 계획을 미리 현명하게 짜두는 편이 좋다. 이 말은 즉, 행사가 있기 전과 행사를 마친 후에 혼자 있을 수 있는 조용한 샌드위치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배터리를 미리 충전해 다가올 일에 대비할 수 있고, 아주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며 사회생활로 인한 숙취를 견딜 수 있다. (178쪽)
- 이 책에서 알려준 많은 교훈 중 하나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점인데, 이 충고가 제대로 전해졌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기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고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1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