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은 지피고 고기는 익혀야 제 맛. 뚜까맞더라도 일단 덤비고 보는 시라소니 같은 삶이랄까...
발단은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송추 200K를 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거치게끔 되어 있는 송추 3고개. 보통 5고개를
선호하지만 짧고 굵은 라이딩으론 3고개만한 게 없죠. 또 송추CC를 넣느냐 빼느냐에 따라 난이도 역시 달라지고요.
참고로 송추 200K는 소머리~말머리~송추CC를 넘습니다. 그것도 송추CC는 역방향, 진또배기.
"초월! 쿠뚠뚠"을 외치며 세상을 뒤집는 듯 했으나, 실패로 끝난 봄날의 쓰라린 꿈...
어제 송추 간 김에 바람도 남풍이 살살 간지르르 불어주겠다, 아직 초반이니 힘도 좀 있겠다, 비록 자장구는 투어용이라
무겁고 액세서리며 가방에 블랙박스에 펌프에 덕지덕지 요란법석이지만, 그래도 한 번 땡겨보았습니다.
다행히 종전 기록보다 13초 줄이며 PR에 성공. 그걸로도 모자라 소머리 도전 기록을 가진 56명의 친구 중 1뜽!!
1km가 채 안 되는 짧은 업힐이기에 펀쳐나 스프린터 체형인 칭구들이 딱 요거 하나만 넘고 퍼질 각오로 덤비면
비슷한 기량이라도 제가 이길 재간이 없어요. 주책바가지 마른똥땅이는 피도 못 빨고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죠.
어쨌든 1초만 줄여도 기분 좋은 게 PR 인데 쟁쟁한 친구들 맨 위에 서있으면 사이클의 신이라도 된 듯한 ㅎㅎ
노인공경이라곤 씨알도 안 먹히는 노인공격의 대표주자, 쿠뚠뚠....참 밉따...이 남자...
그런데 이런 도발을 또 우리의 젊고 싱싱한 뚠뚠이들은 잠자코 봐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어이 아침 댓바람부터
송추 출정을 알리더니, 급기야 무력으로 Qoo데타를 진압하고야 마네요 ㅠㅠㅠ
쿠란 남자....단 하루의 행복만 허락해주는 남자. 그에게 노인공경을 바라는 건 김정은이 쥬비스 가입하길 바라는 일...
앞으로 4초. 1초도 버거울 거 같은데 4초라니. 늙고 힘없는 마른똥땅이는 엎드려 웁니다....ㅠㅠㅠ
그렇습니다. 도발은 과학, 사이언스 그 자체입니다. 기록을 앞당기고 싶다면, 순위판에 변동을 일으키고 싶다면
도발하세요. 너무 일삼으면 악의 축으로 몰려 미움받지만, 가끔 한 번씩 고인물 같은 순위표에 돌멩이 하나 던지듯
자극을 주면 나의 PR이 모두의 PR로 바뀌는 놀라운 연금술이 펼쳐집니다.
혹시 이거 송추에 관심 돌리려는 바이럴 마케팅 아녀?!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결단코 그러한 일은 생각도 해본 적
없습니다. 저는 퓨어퓨어한 숫자의 노예일 뿐. 여러분이 오시든 안 오시든 송추는 항상 여러분을 스릉흠미드아...
2년만에 경신한 쿠뚠뚠님의 소머리 PR.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저녁은 소머리국밥 드시고 체했음 좋겠.....(중략)
그나저나 폐가 튀어나오도록 달려야 3분 20초대인데, 이걸 2분대로 들어오는 분들은 대체 어떤 유사 휴먼인가요 ㅠㅠ
** 그나저나 스트라바 1~2위를 다투는 체력이 부럽습니다! (저는 그냥 대충 50% 안에 들면 기뻐하는 편 ㅠㅠ)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그냥 최선을 다할뿐..
후후 노인공경이라뇨..저보다 더 잘타시믄서..저도 오랫만에 탔더니 목에서 피맛이 나네요..
소머리는 갈생각도 없었는데 도발에 낚였다가 차량인파에 절레절레하고 기산저수지와 송추는 패스..
이렇게 자당에 올려서 제 기록도 금방 갈아지워지겠네욬ㅋ
종전기록은 아날님 뒤따라가느라 세웠던기록이였고 사력을 다한건 오늘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훌륭합니다. 오늘 저녁 소머리국밥 드시고 속 더부룩 프리즈. 느낌 커밍....
경쟁이라곤 애초에 내려놓고 타고 있는데도,,
한번 가보고는 싶네요.
무슨 동네형님이 경쟁이라곤 내려놓고 타요 타긴 ㅋㅋㅋㅋㅋㅋ
동네느아쁜횽아라면 2분대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소머리 같은 짧은 코스는 2분대 입성도 마냥 꿈은 아닌 걸로 사료됩니당~
하지만 얼마전에 저도 노랑은님 따라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초연한 삶으로 입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