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처음 보았을 때는 좀 투박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물을 처음 받았을 때 박스부터 무거웠고, 포장을 풀고 마주한 제품은, 생각했던 것처럼 검고, 묵직하고, 굉장히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은 이 제품이 가진 거칠고 남성적인 매력이었습니다.
트리플팬을 전면에 내세운 몸집도 우람한 이 녀석은, 선이 굵은 디자인에 블랙 메탈이 주는 차갑고도 무거운 느낌을 가지고, 기교 따위는 부리지 않은 정직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자제품이라기보다 기계같은 모습이었고, 손에 들고 있으니 느껴지는 무게감은 그런 생각을 더 크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트렌드처럼 화사한 색상과 아기자기한 여성적이거나 세련된 디테일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 같은 모습인데, 너무나도 당당하기 때문에 결국엔 굴복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당당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능은 어떤 제품에도 꿀리지 않습니다. 동급의 제품들 우위에 서는 쿨링, 저소음을 보여주면서 비레퍼 그래픽카드에 기대하는 것들을 만족시켜 줍니다. 그야말로 생긴 모습 그대로 강력한 머신 같은 느낌입니다.
남자라면 핑크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 밝고 화사한 화이트 감성을 전자제품에서 찾는 시대, 멋진게 아니라 이쁜 제품이라고 말하기 쉬워지는 이 시대에, 보기드믈게 남자의 기계적 감성을 자극하는 당당한 모습의 그래픽카드.
리뷰해볼 제품은 '이엠텍 HV 지포스 RTX 2080 블랙몬스터'(이하 '2080 블랙몬스터')입니다.
해당 제품은 리뷰 작성일(4월 17일) 기준, 인터넷 최저가 983,3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박스는 큰 편입니다. 그리고 무게도 무겁고요.
박스 전면에 제품의 주요 특징이 적혀 있는데, 8GB의 DDR6 메모리, RGB LED, 벌집모양 브라켓, 0-dB(제로팬) 기능을 표시해놓았네요.
본 제품과 하드웨어적으로 같은 제품인데, 팩토리오버클럭으로 부스트 클럭이 1,815MHz인 제품이 있습니다.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파운더스에디션(1,800MHz)보다 클럭이 높기 때문에 O.C라고 표기를 해놓는데, 본 제품은 부스트 클럭이 파운더스에디션보다 낮기 때문에 O.C 표시가 없네요.
다만 본 제품에도 실제로는 약간의 팩토리오버클럭이 적용되어 있는데, 1번 바이오스의 경우 1,740MHz로 TU104 기본클럭인 1,710MHz보다 약간 높은 클럭을 가지고 있습니다. 2번 바이오스의 경우는 제로팬 동작을 하는 대신, TU104 기본클럭인 부스트 클럭 1,710MHz로 동작합니다.
박스 디자인이 생각보다 깔끔합니다.
박스 겉박스 안에는 검은색 무지박스가 들어 있고,
두꺼운 스티로폼에 안전하게 싸여진 RTX 2080 블랙몬스터 그래픽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단촐합니다.
그래픽카드 본품 외에, 사용자 설치 설명서, 엔비디아 드라이버 및 보조전원케이블이 들어있습니다. 보조전원케이블은 12V 8핀(6+2) 전원케이블이 부족한 사용자를 위한 배려입니다.
검고, 무겁고, 차가운 금속의 거친 기계적 감성
그래픽카드 첫 인상은 일단 압도적인 무게에서 오는 묵직함입니다.
약 1,382g 에 달하는 무게는 일반적인 그래픽카드보다 30% ~ 50% 무겁습니다. 노트북같은 휴대용 기기라면 무거운 무게는 단점이 되겠지만, 그래픽카드의 무게는 대부분 충실한 쿨링 솔루션을 뜻합니다. 두껍고 넓은 히트싱크가 포함되어있는 제품일수록 무거울 수밖에 없고, 경험상 히트싱크가 잘 되어있는 제품은 낮은 온도와 저소음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선호합니다.
쿨러 표면은 메탈 재질입니다. 미세한 헤어라인이 들어간 올블랙 색상인데, 실은 안쪽에 플라스틱 프레임이 있고 그 위에 메탈 커버가 씌워진 형태입니다.
쿨러 전면에는 금속 재질의 은색 봉이 2개 가로지르고 있는데, 가운데 부분에서 좁아지고 가장자리에서 넓어지는 형태로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습니다. 표면의 반짝임을 볼 때 크롬 도금이 되어 있어 부식 등을 방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의 그래픽카드가 쿨러 전면에 케릭터 라인을 넣어 디자인하는 반면, 블랙몬스터는 은색의 반짝이는 금속 막대를 통해 디자인적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럭비 헬멧의 보호망을 보는 것 같은 과감하고 생소한 디자인이라 첨엔 낯설지만, 자꾸 보면 멋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저도 첨엔 약간 이상하게 보였고, 개인의 호불호가 있겠지만, 쿨러의 메탈 커버와 함께 금속 느낌을 강조하면서 그래픽카드를 전자제품보다는 기계장치같은 이미지로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쿨러를 분해하면 제거할 수도 있는데, 제거해보면 디자인이 엄청 심심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단에는 GEFORCE RTX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있는데, 솔직히 사용중엔 잘 안보입니다. 아래 쪽에 RGB LED 인디케이터가 켜지기 때문에, 어두운 케이스 내부에서는 더더욱 안 보입니다.
좋은 쿨링을 위한 기본, 두껍고 충실한 히트싱크 구성
그래픽카드 두께는 측정해보니 약 53mm입니다. (백플레이트 포함)
상당히 두꺼운 편으로 일반적인 2슬롯 그래픽카드의 두께가 40mm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약 13mm 정도가 더 두꺼운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두꺼운 그래픽카드를 선호하는데, 그래픽카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쿨링 솔루션이기 때문입니다. 쿨링이란 결국 히트싱크와 쿨링팬, 그리고 히트파이프 구성 등으로 이루어지는 물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두께가 얇으면 히트싱크 두께가 제약되어 같은 온도라면 팬을 더 돌려 소음이 증가하는 요인이 됩니다.
앞에서 얘기한 무거운 그래픽카드가 쿨링 능력이 좋은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All-Black 백플레이트
블랙몬스터는 이름 값을 합니다. 쿨러 전면 뿐 아니라, 백플레이트도 검은색입니다.
백플레이트는 미세한 헤어라인이 들어가있고, 가장자리는 거친 면이 없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디테일이나 화려한 치장은 없지만 마감 자체는 깔끔하네요.
발열이 높은 GPU 부분은 통풍을 위해 개방되어 있습니다.
8mm 히트파이프 5개 구성
히트파이프는 8mm 총 5개를 사용하는데, 히트싱크의 부분에 따라 4개가 지나가기도 하고, 5개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구리 히트파이프는 별도의 크롬 도금 등이 되어 있지는 않네요. 펠릿 계열에서 생산하는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히트파이프나 베이스 플레이트의 구리에 별도의 도금처리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쿨러를 분해해서 좀더 자세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허니콤 브라켓
그래픽카드 장착 브라켓에는 허니콤(벌집모양)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는데,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통풍에 유리하고, 누르는 힘 등에 내구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조할만큼 중요한 부분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포트 마개 등이 구성되어 있지 않은게 눈에 띄는데,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약간 아쉽네요. 그래픽카드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먼지같은게 포트에 들어갈 수도 있을건데 막아놓으면 아무래도 깔끔하겠죠.
8핀 보조전원커넥터 2개로 구성
보조전원은 8핀 2개를 사용합니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전력소모도 큰 편인데, 최대 소비 전력은 250W 입니다.
참고로 파워서플라이의 일반적 설계에서는 7핀은 75W 정도를 공급가능하고, 8핀은 150W 정도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그래픽카드는 메인보드의 PCI-E 슬롯으로부터도 75W를 따로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실제적으로 그래픽카드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은 최대 375W가 됩니다.
물론 이 제품에서 그렇게 전력을 갖다 쓰는 경우는 일반적으로는 없습니다.
엔비디아 NVLINK 지원
NVLINK 연결 커넥터가 보이는데, 본 제품은 NVLINK를 지원합니다.
20시리즈 RTX 그래픽카드에 들어와서는 RTX 2080과 RTX 2080Ti의 두 라인업만 그래픽카드 병렬 연결(NVLINK)이 가능합니다.
* NVLINK는 GPU 와 GPU, GPU 와 CPU를 고대역 연결하는 전송기술입니다. 게임용이라기 보다는 딥러닝과 같은 연산용으로 더욱 적합한 기술로, 엔비디아 지포스 20 시리즈부터 사용된 기술로 그래픽카드 2개를 연결하여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SLI: Scalable Link Interface)
RTX 2070 이하에서는 NVLINK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일견 아쉬워보이지만, 사실 이건 좀 합리적인 발상입니다. RTX 2070 이하의 그래픽카드 2개를 병렬 연결하는 것보다, 더 상위급인 RTX 2080이나 RTX 2080Ti를 사용하는 것이 범용성이나 실용성에서 낫기 때문입니다.
NVLINK 커넥터 옆쪽으로는 듀얼바이오스 설정 버튼이 있는데, 사진상으로 PCB 기판 뒷 쪽이 됩니다.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듀얼 바이오스
1번과 2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1번은 좀더 클럭이 높은 대신 제로팬 기능이 동작하지 않고, 2번은 TU104(RTX 2080 GPU칩)의 기본 클럭인 대신 제로팬 기능이 적용됩니다.
* 1번 바이오스에서도 오버클럭 툴을 이용하여 팬속을 0로 만들 수 있지만, 이럴 경우 기본 클럭이 1,710MHz로 낮아집니다.
강력하고 조용한 쿨링, 저 RPM 동작의 90mm 트리플팬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는 90mm 트리플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팬 블레이드 설계에 따른 차이를 무시한다면, 같은 갯수의 팬이라면 지름이 큰 팬이, 같은 크기의 팬이라면 팬을 많이 사용할수록 풍량 확보에 유리한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는 일반적인 80mm 트리플팬 쿨러나 100mm 듀얼 쿨러보다 풍량 확보에 유리합니다.
사용된 팬은 블레이드가 15개로 구성되어 있고, 6극 전동모터를 사용한 제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레이드가 많으면 풍량은 높고, 풍압은 낮은 특성을 가지게 되는데, 경험상 대체로 풍압보다 풍량이 높도록 설계된 팬이 얇은 라디에이터용으로 좋은 결과를 냅니다.
일반적으로 방열판의 두께가 50~60 mm를 넘어가는 CPU용 타워쿨러라면 공기가 끝까지 지나갈 수 있도록 풍압을 고려한 7 블레이드나 9 블레이드를 사용하게 되지만, 두께 30mm 내외의 라디에이터용으로 11개 이상의 블레이드를 사용한 풍량이 높게 설계된 팬이 쿨링과 소음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에는 6극 모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동 모터에는 4극과 6극의 모터가 사용되는데, 모터의 극수가 높아지면 속도는 낮아지지만 토크(힘)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본 제품에 사용된 팬은 일반적인 팬보다 최대 RPM은 낮아 최대 RPM 1,500으로 동작하지만 모터의 토크는 1.5배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최대 팬 RPM이 낮아도 쿨링이 강력할 수 있는 비결은, 넓은 지름의 팬 크기와 남보다 1개더 많은 팬 갯수, 그리고 쿨링 효율을 높이는 충실하고 두꺼운 히트싱크입니다. 풍속이 낮아도 충분한 풍량과 열교환을 가능한 것이고, 팬 RPM과 풍속이 낮으므로 풍절음과 모터 소음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쿨링솔루션과 PCB 기판을 확인하고 싶어 분해를 해보았습니다.
* 리뷰를 위해 분해한 것으로, 미리 (주)이엠텍아이엔씨에 봉인씰 제거, 분해 및 써멀 재도포 등에 관한 사항을 양해받은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봉인씰 등이 손상될 경우, 분해 및 재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손으로 인한 고장에 대해 A/S를 받을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쿨러 장착 가이드부터 분리했습니다.
나사 8개를 분해하면 쿨러를 기판에서 분리할 수 있는데, 그 전에 미리 PCB와 쿨러간 체결된 커넥터를 분리합니다. 커넥터가 체결된 상태로 분리하면 장력으로 인해 케이블이 손상되어 고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쿨러 뿐 아니라 LED 커넥터도 분리해야 합니다.
기판을 분리했습니다.
400A 칩과 삼성 메모리(메모리 제조사는 변경 가능)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는 O.C 모델이 아니어도 A 칩이 들어갑니다. RTX 20 시리즈에서는 같은 칩도 A 마킹이 있고, A 마킹이 없는 칩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O.C 제품에는 A 칩이 들어가고, 논 A 칩은 팩토리 오버클럭이 제한된 제품에 사용됩니다.
메모리 제조사는 삼성이네요. 사실 메모리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혼용되고 있고, 삼성 메모리의 높은 오버클럭 잠재력으로 삼성 메모리를 사용한 제품을 선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제조사는 랜덤으로, 구매자가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스펙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DrMOS 모스펫과 일제 커패시터의 12페이즈 전원부
전원부는 12 페이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스펫으로는 DrMos 가 사용되었는데, 효율이 높고 발열이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원 입력부와 출력부에는 높은 신뢰성과 품질을 지닌 일본산 커패시터가 사용되었는데, 전원입력부는 POSCAP 커패시터가, 전원 출력 평활회로로는 SP-CAP이 사용되었습니다.
SP-CAP은 몇 년전부터 그래픽카드에 널리 사용되는 커패시터 브랜드로 낮은 ESR과 노이즈 억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POSCAP은 탄탈 폴리머 콘덴서로 높은 주파수와 온도에서 안정적이며 매우 낮은 ESR이 가능합니다. 두 종류의 커패시터는 모두 파나소닉 제품입니다.
캔 타입 커패시터가 사용되지 않고 모든 커패시터가 SMT 타입으로 되어 있는데, 소자들의 높이를 낮추어 히트싱크 설계를 원활하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27.4mm 두께 대형 히트싱크와 5개의 8mm 히트파이프
히트싱크는 GPU, 전원부, 메모리 일체형 쿨링을 합니다. GPU는 베이스 플레이트를 통해 히트파이프와 바로 연결되지만, 전원부와 메모리는 써멀패드를 통해 히트싱크로 연을 전달합니다.
구리 히트파이프는 8mm의 두꺼운 제품이 모두 5개 사용되었습니다. 베이스 플레이트 면적이 상당히 넓어 대형 GPU 칩의 모든 면적을 충분하게 접촉할 수 있습니다.
히트싱크의 방열판은 앞/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중간 부분에서 구리 히트파이프의 배열을 재정비하여 열을 넓은 면적에 고르게 전달하도록 합니다.
제가 그래픽카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본 그래픽카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쿨링솔루션입니다.
쿨링은 열교환 메카니즘이므로 많은 양의 공기를 넓은 면적의 방열판에 통과시켜 열을 교환하는 기본 원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단위 시간당 열교환량을 늘리는 것은 풍량을 높이거나, 열교환 면적을 늘리는 방법이 있는데, 풍량은 팬의 지름, 갯수, 그리고 풍속의 영향을 받습니다. 열교환 면적은 히트싱크 방열판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완성된 쿨링 솔루션에서 팬의 지름, 갯수, 열교환 면적은 물리적으로 고정되고, 단지 팬의 RPM에 따른 풍속만으로 열교환량을 조절할 수 있는데, 팬의 지름이나 갯수, 열교환 면적을 충분히 한다면 같은 온도 목표에서 풍속을 느리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쿨링 소음은 팬의 RPM을 높이고 풍속이 빨라질 때, 풍절음과 모터 소음으로 나타나므로, 좋은 쿨링 솔루션이란 결국 팬의 RPM이 낮아도 온도를 충분히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낮은 소음에서 높은 쿨링을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히트싱크입니다. 히트싱크의 부피야말로 가장 정직하게 쿨링 능력을 눈을 보여줍니다.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의 히트싱크 두께는 약 27.4 mm로 측정되었는데, 일반적인 2슬롯 그래픽카드의 히트싱크 두께가 약 20mm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매우 두꺼운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트리플팬으로 구성된 넓은 면적의 히트싱크는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가 일반적이지 않은 수준의 쿨링을 목표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같은 쿨링솔루션을 사용하는 게인워드 RTX 2080 팬텀 GLH 그래픽카드의 부스트 클럭이 동급 최고 수준인 1,875MHz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본다면, 본 쿨링 솔루션은 처음부터 동급 최고 수준의 발열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구리 히트파이프와 베이스 플레이트에 별도의 도금 처리가 되어 있지 않아, 산화에 취약한 구리의 특성상 시일이 지나면 변색이 잘 될 걱정은 있습니다. 약간의 관리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5 블레이드, 12V 6P의 90mm 트리플 팬
90mm 팬이 사용되었는데, 팬 블레이드 지름은 약 85mm 정도이고 팬 프레임 내경은 약 93mm입니다. (일반적으로 팬 규격은 블레이드의 지름이 아니라 팬 프레임의 내경을 말합니다.) 이러한 측정에 따라 대략적으로 90mm 팬이라고 말합니다.
15개의 블레이드를 가진 DC 12V 팬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6극 모터를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토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벤치마크 시스템으로는 인텔 i5-8600k를 사용했습니다. CPU는 오버클럭이 되어 있긴 하지만, 누구나 가능한 수준으로 낮게 설정했습니다. (보편적인 벤치마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전 세대 하이엔드 GTX 1080Ti를 살짝 넘어서는 성능
가장 많이 쓰이는 그래픽카드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 MARK의 '파이어 스트라이크' 결과입니다.
1번 바이오스(순정 부스트클럭 1,740MHz)에서 측정된 그래픽점수는 28,009점입니다.
온라인 점수 비교 결과는 상위 96% 정도 되네요.
온도는 최대 65도가 나왔습니다. 다만 벤치마크 시간이 짧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그래픽카드 풀로드 최대 온도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적어도 10분이상 로드 테스트를 해야 정확한 최대 온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일하게 1번 바이오스 순정 상태로 '타임스파이' 벤치마크를 시행하여 그래픽점수는 10,955점이 나왔습니다.
타임 스파이가 최근에 사용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파이어스트라이크에 비해 점수 비교가 잘 와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전세대 하이엔드인 GTX 1080Ti가 약 9,500점, 타이탄 xP가 10,500점 정도 나오는 벤치마크입니다.
즉 타임스파이 기준으로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는 GTX 1080Ti보다 약 15% 점수가 높습니다. 하지만 파이어스트라이크 기준으로는 GTX 1080Ti와 점수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이전 아키텍쳐인 GTX 1080Ti가 기존의 DX11 기반의 게임들을 잘 반영하는 파이어스트라이크에서 성능이 잘 나오고, 최신 및 앞으로 나오는 DX12 기반 게임에서는 RTX 2080에 비해 성능이 잘 나오지 않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최신 게임에서는 파이어스트라이크가 실게임 성능과 약간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타임스파이 벤치마크 점수도 같이 참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임스파이 온라인 점수 비교 결과는 92%로 파이어스트라이크 백분위보다 낮은데, 최신 벤치마크 툴이니만큼 성능이 뛰어난 최신 그래픽카드들로 테스트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최고 온도는 68도로 관찰되었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실게임 최대 온도는 아닙니다.
오버클럭을 통한 추가 성능 향상
OC Scan을 통해 자동 오버클럭을 해보았습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는 28,762점으로 순정에 비해 약 2.7% 높아졌고,
타임스파이 역시 11,226점으로 약 2.5% 높아졌습니다. 큰 의미가 있는 점수 상승은 아닙니다.
수동 오버클럭을 진행해보았는데, RTX 2080의 팩토리 오버클럭 그래픽카드 중 가장 높은 클럭 정도를 목표로 GPU +160MHz, 메모리는 삼성이니까 그냥 +1,000MHz, 전력제한은 최대인 130%로 설정해보았습니다.
파이어스트라이크 그래픽점수는 30,769점이 나왔네요. 만족스러운 점수입니다.
실사용 오버클럭은 각자의 판단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데, 저는 안전하게 GPU는 OC Scan 정도만 적용하고, 메모리는 +500MHz, 전력제한은 따로 손대지 않고 사용하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 오버클럭과 관련하여, EVGA PrecisionX1을 이용하는 방법을 따로 작성하였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nir7303/221514622326
최고 온도 75도의 정숙한 쿨링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최고 온도를 좀더 명확히 알고자 GPU +160MHz, 메모리 +700MHz 로 오버클럭을 한 다음,
3DMARK에서 제공하는 타임스파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였습니다.
최고 온도는 75도로 낮게 측정되었으며, 소음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쿨링으로 인한 바람 소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의 부드러운 소리로, 최근 만져본 여러 그래픽카드와 비교할 때 가장 조용한 편에 들어갑니다.
* 일반적으로 파이어스트라이크 벤치를 돌린 후 말하는 최대 온도는 실제 고사양 게임을 장시간 즐길 때의 최대 온도와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는 파이어스트라이크 기준 최대 65도, 타임스파이 기준 최대 68도였습니다.
SW를 이용한 LED 설정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의 LED 는 GPU 로드율 인디케이터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하가 없을 때는 녹색이고, 부하가 올라가면 파란 색에서 빨간 색으로 변하는 거죠.
하지만 약간 심심하기도 해서, 따로 설정을 해줄 수는 없을까 하여 EVGA의 LEDSYNC를 사용하여 LED를 제어하여 보았습니다.
파란 색도 해보고,
핑크색을 해보았는데, 의외로 검정색 금속에 핑크색 조명이 잘 어울네요.
맘에 들어서 핑크색으로 설정하였습니다.
EVGA LEDSYNC를 이용하면 단색 모드 외에도, 숨쉬기 모드, 펄스 모드, 온도 인디케이트 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작성하여 두었으니 아래 링크 참조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nir7303/221513727438
하지만 해당 LED 설정은 'LEDSYNC' 소프트웨어가 동작할 때만 기능하므로, 결국 EVGA의 PrecisionX1과 그 부가기능인 LEDSYNC를 부팅시 자동 동작하도록 설정하여야 합니다.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PrecisionX1을 이용하면 그래픽카드의 팬이나 클럭 제어도 가능하고, 게임 중 프레임이나 GPU 온도 표시 기능 등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겸사겸사 사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저는 위와 같이 LED를 핑크색으로 설정하고, 약간의 실사용 오버클럭도 적용하였으며, 제로팬 기능까지 설정하였습니다.
모든 기능은 PrecisionX1을 이용하였습니다.
RTX 2080의 게임성능은 상당합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거의 대부분의 최신 게임을 QHD해상도에서 높음 ~ 최고 높음 옵션으로 평균 100프레임가까이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FHD 해상도는 높음 옵션 고주사율 완전 정복 수준이며, QHD 해상도에서 높은 옵션에 고주사율로 플레이하기에 적합한 성능입니다.
QHD해상도에서 고화질로 끊김없는 플레이
우선 요즘 가장 핫한 게임, 디비전2 입니다.
그래픽화질 '가장 높음' 프리셋에서 수직동기화만 껐습니다.
벤치 결과 평균 96프레임이 나오네요.
같은 옵션에서 RTX 2060이 평균 62프레임, RTX 2070이 평균 77프레임이 나왔던 것과 비교해도 꽤 높은 차이입니다. RTX 2070보다 약 25%나 높네요. 파이어스트라이크 벤치마크 점수 차이가 약 20%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벤치점수보다 약간 더 차이를 벌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엔 쉐도우 오브 툼레이더입니다. 그래픽옵션은 '높게'로 설정했습니다.
평균 100 프레임이 나오네요.
간만에 몬스터헌터월드를 해보았습니다. 옵션은 '최고'옵션, 해상도는 역시 QHD입니다.
발하자크 잡으러 가봤습니다.
프레임은 60중반에서 70중반까지 나오는데, 대체적으로 70 초반을 보여줍니다.
이번엔 옵션을 '고'옵션으로 '최고'에서 한 단계 낮추어보았습니다.
필드에서 110 프레임,
숲에서는 90프레임 후반대를 보여줍니다.
전투중에는 80후반에서 90중반의 프레임을 왔다 갔다 합니다.
결국 몬스터헌터월드에서 QHD해상도 90~100 프레임 정도로 플레이하려면 옵션은 최고 옵션 바로 아래 단계인 '고'옵션으로 설정하면 됩니다.
배틀필드 V 를 해보았습니다. QHD 해상도, 그래픽품질 '최고'로 100프레임 정도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DXR과 RTX DLSS 기능을 적용
배틀필드 V는 RTX DLSS와 DXR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합니다.
엔비디아 20시리즈 그래픽카드는 RTX(레이트레이싱)를 통한 실감나는 그래픽과, RTX로 인한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DLSS(딥러닝)기능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RTX의 경우 빛을 추적하여 실시간으로 그림자나 물체의 반사를 표현하는 옵션입니다.
문제는 RTX는 상당한 연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프레임을 불안정하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아직까지 단독으로 쓰이기는 쉽지 않고, DLSS를 통한 프레임 보정을 필요로 합니다.
위와 같이 DXR과 RTX DLSS를 활성화하고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바닥의 물웅덩이에 드럼통과 화염이 실감나게 반사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는 적군에게 잠입을 들켜, 총알 세례를 받는 중인데, 이 화면을 캡쳐하고 바닥에 반사되는 실감나는 그래픽을 즐기다 죽고 말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멋진 그래픽 효과를 적용하게 되는 대신 프레임은 70프레임대로 떨어지고, 물체와 빛이 풍부한 곳에서는 60대까지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막눈이기도 하고, 현재는 DLSS 자체가 많이 개선된 것 같지만, DLSS로 그려지는 화면의 화질이 떨어진다는 초기의 불만이 있었음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게임 성능 결과 종합
위와 같이,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로 사양이 높은 최신 게임들을 QHD 해상도에서 높은 옵션으로 플레이할 때 평균 95 ~ 100 프레임 정도의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 위의 평균 프레임은 리뷰어가 게임의 일정 구간을 반복하며 측정한 값으로, 게임 플레이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QHD 해상도 환경에서 높은 옵션과 프레임을 원하는 게이머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마초적인 그래픽카드
간만에 만져본 마초적인 성향의 그래픽카드입니다.
최근 화이트 감성이니, RGB 감성이니 여성스러운 전자 제품이 트렌드인데,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당당한 디자인입니다.
올블랙, 메탈 커버 디자인에 은색으로 반짝이는 금속봉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색상과 성형이 쉬운 플라스틱 소재로 아기자기하게 디테일을 주는 대신, 플라스틱의 가벼움이 가질 수 없는 차갑고 묵직하며 은은하게 반짝이는 메탈로 메카닉 감성을 표현했다 볼 수 있겠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마주한 기계적 감성에 잠시 낯설었지만, 이내 멋스럽다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강인한 인상만큼이나 성능도 강력합니다.
비레퍼 그래픽카드에 기대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쿨링 솔루션과 이를 통한 높은 오버클럭 잠재력을 가진 녀석입니다.
90mm 트리플팬과 27.4mm에 달하는 두께의 히트싱크, 8mm의 두꺼운 히트파이프 5개로 구성된 쿨링 솔루션은, 어떤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최상의 쿨링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물건을 잡아 들었을 때부터 손끝으로 묵직하게 전달되는 쿨링 능력은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온도 제어 능력이 부스트클럭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인지, 오버클럭을 통해 손쉽게 30,000점이 넘는 파이어스크라이크 점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DrMOS를 사용한 12페이즈 전원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도 인상적입니다.
전용 소프트웨어의 지원은 아쉬웠습니다.
이엠텍 홈페이지에서 썬더마스터나 엑스퍼툴 최신 버전을 다운받았지만, LED 제어 등을 할 수가 없었으며, EVGA의 LEDSYNC를 통해서 겨우 LED 제어를 할 수 있었고, LED 표현도 단색으로만 표현되는 것은 아쉽습니다. 좀더 자연스러운 RGB 효과를 적용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로팬 기능도 기본 클럭의 2번 바이오스에만 지원하며, 제로팬을 구동시켜보면 팬이 멈춰있다 구동할 때 약간의 '딸각' 소리가 발생했습니다. 한 번이면 괜찮지만 온도가 어중간해서 팬이 지속적으로 멈췄다 동작하는 것을 반복할 경우 약간 거슬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디자인도 호불호가 있을 것입니다. 타제조사 최상급 그래픽카드들이 너도나도 이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혼자서 너무 고집스레 마초스타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공대생 출신인 저는 이엠텍 RTX 2080 블랙몬스터의 기계적 감성에 매력을 눈치채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전자제품이라기보다, 머신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생긴 것 만큼이나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문과보다는 이과에 속할 것 같은 그래픽카드, '이엠텍 HV 지포스 RTX 2080 블랙몬스터'였습니다.
○ 온도와 소음을 모두 잡은 최상급의 쿨링 능력
○ 올블랙 메탈 디자인이 주는 기계적 감성
○ 마초적 매력이 느껴지는 박력있는 디자인
○ DrMOS와 일제 커패시터로 구성된 12페이즈의 안정적인 전원부
○ 제어가 가능한 RGB LED 인디케이터
○ 제로팬 기능 지원
○ 듀얼 바이오스
○ 백플레이트
○ G-Sync, RTX 및 DLSS 지원
○ NVLINK 지원
○ 전용 소프트웨어 지원이 미흡
○ 팬 구동음이 있음(팬 동작중에는 발생하지 않으나, 제로팬 기능 사용 중에는 느껴질 수 있음)
○ 화사하거나,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확실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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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주)이엠텍아이엔씨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