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예전에 좌담회, 간담회 같은 거 몇번 개최해 봤는데 ㅋㅋㅋ
좌담회 개최하는 쪽은 될 수 있는 한 대화의 주제를
"말 그대로 간담회니까 맘대로 떠드세요. 그래서 너희 유저들은 뭘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우리가 열심히 경청하겠습니다"
라고 몰아갑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척하면서 사실은 우리가 가진 패를 먼저 내놓지 않고 상대방의 패를 보겠다는 거죠
그런데 의외로 이 얕은 수에 낚이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10대 요구사항' 이런 거 적어와서 발표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땡큐가...
그러면 대화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면
"네. 질문에 대한 답변드리겠습니다. 1번 요구조건은 예전에 저희도 해 봤는데 효과가 없었습니다"
"2번 요구사항은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 검토가 우선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
"10번 요구 조건은 다른 유저분들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합니다"
회사는 이야기의 흐름이 이렇게 진행되면 당연히 유리합니다.
사용자 논리의 헛점이나 지식의 미비점을 파고들어 하나하나 각개격파를 하게 되면 'X도 모르고 흥분해서 떠드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입을 다물게 하는데 효과가 직방이거든요.
그럴 수밖에 없는게, 회사는 회사의 유무형 리소스에 대한 파악이 되어있고 사용자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입니다 또, 지금까지 히스토리에 대한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유저들은 그런게 없고 자신들의 단편적인 경험에 의해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클리앙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 클리앙에 대해서 잘 아실 것 같죠?... 제가 장담하는데 운영자나 관리자에 비해서 사용자들은 반에 반에 반도 모릅니다). 게다가 분위기가 과열되면 일부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흥분하기도 쉽고, 모여 있기만 할 뿐 조직적이지 않으니 물어본 거 또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굉장히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여옥 - 정사갤대전 시즌 2)
나중에는 유저들끼리
"내 말이 옳다" "내 말 먼저 들어라" 하며 싸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분기탱천해서 간담회에 참석한 사용자들은 '네 말이 씨도 안 먹히는 10가지 이유.txt' 를 잔뜩 듣고 오게 됩니다.
그러니 간담회라는 건, 밥먹고 얼굴 보고 얼굴 붉히며 헤어지는 용도로 쓰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중에 온라인에서는 또 이게 문제가 되어서
"간담회 갔다 온 인간들 뭐하는 인간들이냐 "
"그럼 네가 가지 그랬냐"
이러면서 또 싸우게 되지요.
아유 ... 말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짜르는데,
간담회에서는 개개인의 주장을 아끼고,
먼저 회사측에 지금까지의 히스토리와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일목요연하게 브리핑하라고 하고 , 결정의 주체로서 앞으로 해야할 것을 물어봐야합니다
예를 들어
"그래서 너희들은 어그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처리 하라는 말이에요? 어그로의 기준이 뭐에요?"
라고 회사가 물어보면
"그건 니들이 답을 해야지"
이래야 한다는 거죠.
어그로에 대한 신고 현황이나 , 제재 이력, 제재의 근거를 물어 보고 그 근거에 따르지 않는 관리자의 독단적인 제재가 있었던 것에 대한 질문 등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그렇다는 거고 경어체 비사용에 대한 제재 같은 거, 운영독단 같은 거... 이런거 다 물어 보자고 하면 이거 2시간에 절대 안 끝나요.
저희 같은 경우에 낮 2~3시쯤에 회사 오디토리움에서 간담회를 열면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저녁 먹고 9시 까지 넘기고 회식까지 하며 또 토론해도 이게 호락호락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2시간에 될 리가 없... -_-;
사용자가 날카롭게 질문하고 대책을 추궁하고 회사측 답변이 군색할 때
제가 많이 썼던 방법은
"그 문제, 회사에서도 깊이 검토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
아니요. 그런거 안 해요 -_-;;;
저도 가려고 했는데 시간대가 아리까리 해서 혹시 참석한다고 했다가 노쇼가 되면 다른 회원분들에게 민폐가 될까봐 이럴까 저럴까 했는데...
신청기간이 어제까지더라고요?
이미 뭐 질문할지 사전에 알아봤습니다.
참석하여 하고싶은 말이 뭔지 적으라네요
이것도 듣고싶은말 봐서 가려 받을려는건지yo ㅋㅋ
아니면 예상답변 준비할려는건지yo ㅋㅋ
사람들의 관심이 간담회나 결과에 쏠리면
징계받은 회원들에 대한 관심은 옅어지고
관리자의 반성도 저 멀리 가는거죠.
그럼 6개월 정도 있다 터지고 무한 반복...
먼저 클리앙 운영진들의 방침이나 시스템, 생각들을 들어보고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지 않으면
그냥 형식적인 시간이 될거 같네요.
'그렇구나?'
'자, 이렇게 할게!'
'됐지?'
'간담회도 했고 우린 최선을 다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가 문제를 오프라인 커뮤니티로 해결한다는 거 자체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유리한 판을 짜고 뭔가 하는 척하는 느낌입니다
당장 게시판하나 새로 개설하고
그냥 유저들이 필요한 조치와 방안들이 무엇인지 토론하거나 자유롭게 글을 올리게금해서
공감글 탑들을 보면, 모두가 만족할만한 윤곽이 그려질텐데 말이죠.
그건,
하기싫다 이거겠죠 역시
최근에 LG 스마트폰이 소비자 대상으로 간담회를 많이 했는데 산으로 가는 건 이미 답을 정해 놓고 가는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만약 "너희들은 짖어라 우리들은 들어주긴 하지만 우리 식대로 갈거야" 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 따위는 있을리 만무하겠죠
막상 가보면
운영진들이 몇마디 떠들어서 분위기 조장하면
신나서 별소리 다 떠들고 오는 분들 있을겁니다
운영진들 머리 좋네요
어차피 끝나고 나면 회원들끼리 피터지게 싸우고 있을겁니다 결과는 정해져있어요
저는 좌담회 자체를 엎어야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그건 (구체적 대책, 개선안 제시) 니들(회사측)이 해야지!!!" 네요. 명심할 필요가 있을듯 합니다.
이용자의 의견이 분분하여 당분간은 기존 방식을 고수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운영진 행동이나 올린 글 보면 글쓴이의 플로우대로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좌담회 참석하시는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회사ㅠ니들 생각을 가져와.. ㅋ
좌담회 이전에 운영방침이 발표되고 그 방침에 대한 논의의 자리가 되어야 겨우겨우 생산적일 거에요.
좌담회 이전에 다음에 관련된 것은 발표가 있어야 합니다.
1. 현 운영진의 거취
2. 앞으로의 운영방안
대원칙 아래 세세한 것을 조정하는 자리가 좌담회가 되지 않으면 헛수고입니다.
아무것도 결정안되는 좌담회는 시간만 벌어주는 꼴입니다.
그러면 점차 사람들은 제 할일 찾아가고 흐지부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