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AI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영국령 앵귈라의 국가 코드 도메인인 ‘.ai’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이 국가는 지난해 3200만 달러(약 430억원)를 도메인 수입으로 챙겼다고 보도했다. 이 수입은 앵귈라의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다. 앵귈라는 총인구가 1만6000명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다.
국가 코드 도메인이란 인터넷 도메인 이름에 배당된 국가별 고유 부호를 말한다. 한국의 ‘.kr’, 일본의 ‘.jp’처럼 앵귈라의 국가 코드 도메인은 ‘.ai’다. 인터넷 보급 초창기 도메인 배정 당시 앵귈라는 ‘.ai’를 받았는데, 수십 년 후 AI가 각광받으면서 뜻하지 않게 주목받게 된 것이다.
앵귈라는 홈페이지 주소를 ‘.ai’로 등록하려는 기업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다. 도메인 등록 한 건당 140달러(19만원)에서 수천 달러까지 징수한다. 도메인 주소는 경매를 통해 판매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X.AI’도 ‘.ai’ 도메인을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뜻밖의 수입은 관광업에 의존하는 앵귈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섬은 2017년 허리케인과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엘리스 웹스터 앵귈라 총리는 지난해 인터넷 도메인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70세 이상의 시민에게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교 등을 지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웹스터 총리는 “도메인 수입을 활용해 공항 시설을 개선하고 스포츠 부문 예산을 두 배로 늘렸으며 해외에서 의료 치료를 받으려는 시민들도 지원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를 횡재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그저 신이 우리에게 미소 지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앵귈라는 올해도 도메인 등록 수입으로 작년과 비슷한 정도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