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8월부터 달리기 시작하였는데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달리기 시작한 이유
전 직업이 선원입니다~ 기관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 경.. 파나마에서 엔진 소기공 검사를 하였습니다.
당시 엔진룸 온도 42도… 소기공 온도 53도… 물론 덥지만 이전만 하더라도 점검 검사하며 1시간동안 소기실 안에 잘 있었는데..
이땐 한 20분 검사하다보니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더라구요.. 검사하다 여기서 쓰러지면.. 필리핀 친구들이 내 덩치를 못 옮길 건데.. 라는 불안한 마음으로 빠져나와서 그냥 바닥에 드러 누었습니다. 한 2~3분 쉬고 다시 들어갔다가 10분만에 다시 나오고 ..
이렇게 3번 왕복하며 검사를 끝냈습니다.
87년생인데… 아.. 이게 나이 이슈가 나에게도 다가왔구나 느껴지더군요.. ㅠㅠ
그래서 체력을 위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 대학교때 운동 동아리여서 태종대만 수백번 왕복해서 졸업 이후 이젠 달리기는 절대 안 한다 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때 발목뼛조각 떨어져 나가고.. 인대도 1/3로 줄었는데… 결국 체력 올리는 건 달리기 만한게 없다 판단했습니다. ㅠ )
2. 런린이 과정.
1) 초기 1개월
- 배에 있는 런닝머신으로 달렸습니다. 어디서 본건 있어서 (아마 유튜브) 인터벌 러닝 이라는 걸 했습니다.
준비운동 5분, 속도 6에서 5분, 속도 8에서 2분 다시 6에서 1분, 다음은 속도 10, 12 올리고 다시 10 순으로 내리면서 걷고 뛰고를 반복하고 마지막 5분정도를 걸었습니다. 런닝시간 25분 이었죠. 그런데 초기엔 엄청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하니 런닝머신만 하니 재미가 없어서 이제 갑판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갑판 반바퀴 걷고 2바퀴 좀 빠르게 달리고, 이거 4번 총 10바퀴. 시간도 25분정도 되더라구요.
2) 2개월차
- 이때부턴 비가 오거나 당직인 날만 빼면 갑판을 달렸습니다.
어느정도 체력도 늘어 처음 한바퀴만 걷고 3바퀴 반 달리고 반은 걷고해서 3번, 총 12바퀴. (정박때 워치로 거리보니 3.5~ 4키로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때부턴 총 시간이 30분정도 걸리더라구요.
그리고 요령 (뺑끼)도 살짝 생긴게 배가 흔들리다보니 자동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생기기에 내리막엔 좀 빠르게 오르막엔 좀 천천히 달리게 되더라구요 ㅎ
런닝머신은 이전과 똑같이 뛰었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힘들더니 이때부턴 어느정도 달릴 만 하더라구요.
3) 3개월차
- 이젠 5바퀴 반으로 뛰고 반은 걷고로 바꾸었습니다. 2번 하니 시간은 비슷하게 30분정도 걸리더라구요.
체력도 늘은 것 같았습니다~
4) 4개월차
11월 중순 까지 3개월차와 비슷하게 달렸고~ 11월 중순부터 휴가~ 이집트 수에즈에서 하선하고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헬스장 등록했습니다~
역시 한국은 춥더라구요. 그래서 런닝만 계속 비슷하게 달렸습니다. 그리고 하는 김에 pt도 하게 되었습니다.
5) 5개월차
괜히 pt를 한 걸까요.. 3회차 이후 몸이 아픕니다.. 그래도 뭐 운동했으니 아픈게 당연하지 하고 꾸준히 뛰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티비를 보거나 컴퓨터를 할때 애플워치에서 계속 심장이 40 밑으로 뛴다고 알람이 심심하면 옵니다. 그래서 동생 일하는 병원 예약해서 심전도 검사 피검사 이것저것 다 했는데, 피검사에서 cpk가 32917 나옵니다. 횡문근 융해증이라고 하더라구요
운동을 무리하게 해서 근육이 피속에 녹아 그렇다고 합니다. 정상치에 190배라니.. 원래라면 입원해야 하는데, 동생이 간호사 인지라 그냥 집에서 링겔 맞았습니다. 이후 일주일 정도 휴식기 이후 다시 가니 900대로 떨어졌고, 운동은 무리하지 않게 해야한다해서 트레이너에게 말하고 살살 운동했습니다.
6) 6개월차
열심히 런닝 비슷하게 뜁니다~ 1월말 승선 예정이었기에 신체검사를 하는데 cpk 수치가 1000나오네요… ㅠㅠ 재검!!!
동생 병원에서 일주일 쉰 후 재검하니 정상으로 떨어져서 진단서 제출하고 통과됩니다. (아무래도 몸 만드는 운동은 저와 안 맞나 봅니다…)
7) 7개월차
2월초 다행히 한국에서 승선을 합니다~
일주일 정도 업무나 배에 익숙해지고 이후부터 매일 달립니다~
그런데 꾸준히 달리다 보니 체력이 붙어서인지 속도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8) 8개월차
런닝머신을 뛸 때 한번 3분만 걷고 30분을 속도 10으로 맞추고 뛰었습니다. 뛸 만 하더라구요. (물론 런닝 머신이 오래되어 속도는 이게 아니라는 걸 압니다~ ㅎ 워치상 6분 30초정도 기록이 되네요.)
그리고 갑판을 달릴 때도 반바퀴 걷고 10바퀴를 안 쉬고 뛰니 힘은 들지만 뛸만 했습니다. 시간은 32분!
항해중엔 제가 뛴 거리가 아닌 배가 이동한 거리가 기록되기에 정박때 달려보니 총 11바퀴가 4.5키로 나오네요.
이후 5키로는 뛰어야지 하고 12바퀴 달리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시간은 36분!
9) 9개월차 현재
런밍머신 속도를 0.5씩 천천히 올렸습니다. 머신상 속도 13.. (지금 현재 상태론 더이상 못 올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갑판도 13바퀴 달립니다. 1바퀴에 대략 400미터 인것 같아 달리는 거리를 5키로 넘기기 위해 올렸습니다. 시간은 35분!
유럽에 요즘 비도 자주 오고 아직 많이 쌀쌀해서 머신으로 속도를 올려서인지 기록은 단축 된 것 같습니다~
워치상으로도 5분 40초대 나오네요.
다만 이번 달부터 달라진게 런닝머신이 갑판 뛰는 것보다 힘들어 졌습니다.. 런닝머신 워치상 기록은 5분 30초대 나오네요..
3. 달리며 좋은 점!
1) 우선 제가 달리기 시작한 이유 체력!!! 솔직히 좋아진 건 체감이 많이 되진 않습니다. 그래도 일할 때 늘은 것 같습니다~
2) 몸무게가 점점 줍니다. 6개월차까지는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79~80 이었는데 7개월차부터 줄어드는 것 같더니 현재 74.5 .
한달에 2키로씩 빠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지 사이즈도 주먹이 2개가 들어가네요.
3) 이게 제일 좋은데! 스트레스 해소!!!
배 타면서 환경 여건 상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 밖에 없는데 달리기 시작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진짜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4) 좋은 점인지 아리까리 하지만… 심박수가 줄었습니다. 휴가때 심박수 줄어서 병원 검진때 서맥에 1도 방실차단 진단받았습니다. 부정맥이긴 하지만 치료가 필요없다고 하더라구요. 최저 심박수가 검사시 32 찍히던데… 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히 달려서 심박수가 내려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심박수 낮으면 좋은 점이겠죠???
4. 달리며 거시기 한 점! (나쁜 점이라기엔 좀 아닌 것 같네요..)
1) 성격상 작심 3일이 디폴트 값인지라 저를 너무 잘 알아서 강박처럼 매일 달립니다. 3월엔 중동 문제때문에 수에즈 통과 못 하고 싱가폴부터 유럽까지 아프리카 거쳐 가기에 한달 항해였는데 별일 없으면 무조건 뛰었는데 한달동안 29번 달렸네요..
그래서인지 뭔가 안 달리면 괜히 스트레스 받는 것 같으면서도 안 달리니까 좋네 라는 생각이 상충됩니다.
물론 4월 현재는 유럽 구간 들어가야 하는 항구들이 많아서 23일 오늘까지 16번 달렸습니다.
2) 1)번하고 맞물리는데 열심히 달리니 가끔 무릎이나 발목이 아프네요. 그렇다고 많이 아프진 않고 가끔 아프네 느끼다가 2~3일 지나면 없어지는 통증입니다.
그래도 가끔 통증오면 걱정은 되더라구요. (배 애기중에 철판에서 달리면 무릎나간다고 항상 그랬는데 그래서일까봐요.. ㅠ)
3) 어깨도 아픕니다.. ㅠㅠ 5년 전 배타기 싫어서 소방공무원 준비하며 체력준비하면서 어깨가 상했는데.. 결국 병원 진단이 어깨 회전근개 파열 및 충동 증후군이여서 수술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부위가 자주는 아니고 가끔 아프네요..
물론 이전에도 잘때 수수받은 위치로 돌려자면 아프긴 했습니다.
4) 기록 욕심.. 배에서 저 혼자 달리는데 욕심 낼 것도 없는데.. 달리면서 점차 욕심이 생기네요.
그리고 특히 가끔 달리면서 선원들 마주치거나 선원들이 쳐다보는데…. 이럴 땐!!!!
다리에 부스터 달게 됩니다… ㅋㅋㅋ 1바퀴 부스터 달고 다음 바퀴부터 죽음의 레이스가 되네요. ㅋ
이상!!
기록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딘가 그래도 지금까지 달린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배에서 눈팅만 하는게 클리앙인지라 이렇게 달린당에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 건강한 런린이 생활을 위해 조언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아직 트레드밀 10Km 도 힘드네요...
저도 7~8년 전 선박 프로젝트 한다고 2주간 광양에서 호주까지 벌크선 탄 적있는데....
매일 매일 운동 하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모든 것이 철로 되어 있어 넘어지면 크게 다칠 것 같아서 갑판에서 달리는 건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그 땐 탁구만 열심히 쳤습니다.
전 카캐리 승선 중이라 갑판에서 뛰긴 좋은 환경입니다~ 다만!!! 터닝돌때 그 부위가 미끄러워 한번 넘어진적이 있는데!! (속으론 아싸 이렇게 다쳐서 집에 가나??! ) 하지만 다치지 않고 쪽팔려서 혹시 누가 봤을까봐 빛의 속도로 일어나게 되더라구요 ㅎㅎ
그 후 그 부분 달릴 때는 집에 갈 수 있는 기회야 하면서도 몸이 알아서 속도 줄이게 되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