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어머님과 함께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가게 되어 카메라와 렌즈를 구매하려고 합니다.
기존에는 파나소닉 g85에 1260 (환산 24-120)을 사용했었는데 저조도와 심도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소니로 갈아타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는 구성이 카메라는 A7C2 혹은 A7M4이며 렌즈는
1. 35mm f1.8 + 85mm f1.8 +20mm f1.8
2. 35mm f1.8 + 85mm f1.8 + 55mm f1.8
둘 중 고민입니다. 주로 찍는 사진은 인물 스냅 입니다.
인물을 찍는다고 생각하면 55mm가 맞는데 또 실내 및 풍경과 같이 찍을것을 생각하면 20mm도 고민됩니다.
35mm를 발줌하면 55mm의 대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심도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아 고민입니다.
어떤 조합이 더 좋을까요? 같은 크기로 인물을 찍는다면 55mm와 35mm의 심도 차이가 클까요? (상반신 ,전신 비율이 5:5정도입니다)
ps. 원렌즈가 제일 편한건 알지만 f2.8의 심도도 아쉽고... 무엇보다 무거워서 자신이 없습니다 (가방이 무거운건 괜찮지만 손목을 다쳐 무거운 바디나 렌즈는 들어보니 확실히 부담가더라고요)
소니 20 mm f1.8 렌즈가 명기로 유명한 제품이긴 한데, 혹시 20 mm의 화각이 좀 애매해보이거나 광각단이 잘 안쓰시던 화각이라 여행 이후의 활용도가 걱정되시는 경우라면 f2.8 대의 가볍고 저렴한 렌즈들을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넓게 찍는 풍경에서는 보통 조리개를 더 조이는 경우가 많고, 가까이서 찍으면 상당히 들이대야하는 광각 렌즈의 특성상 f2.8에서도 심도 표현이 꽤 나오는 편입니다. 저는 싸게 보조용으로 써보려고 빌트록스 20 mm f2.8 렌즈를 들였는데 가벼우니까 들고다니기도 편하고, 자주 안써도 가격이 저렴하니까 부담이 없어서 좋더라구요. 화질 면에서야 당연히 한계가 있긴 하지만 중앙부는 제법 괜찮고 가격이 모든걸 용서하게 해줍니다.
근데 광각으로 담는건 폰으로 해결하고 은근 유럽여행시 망원계열이 좋은경우도 많습니다.
24-120에 실망하셨다 하지만, 바디가 풀프레임이니 다시 한 번 24-105G도 추천드려봅니다. 마이크로포서드에서 풀프레임으로 센서가 바뀌셨으니 최대 개방이 f4라고 하더라도 저조도와 심도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으실 거에요. G85가 5~10년 정도 된 바디로 기억하는데, 그때보다 지금은 기술도 좋아져서 저조도 상황에서 결과물이 한참 향상됨을 느끼실겁니다. 소니 24-105G는 선예도도 꽤 괜찮아요. 조리개를 조이면 더 그렇고요.
개인적으로 여행 사진용으로 추천드리는 렌즈는 (1) 풀프레임 기준 24-105G f4를 메인으로, (2) 초광각 (14~20mm 전후) 단렌즈 하나, 그리고 (3) 표준 구간의 밝은 단렌즈 하나입니다. 초광각 렌즈야 위에 분들이 많이 설명해주셨고, 유럽에서는 없으면 정말 서운하실 겁니다. 표준구간 단렌즈는 상황에 따라서 28~35mm 중 하나 혹은 50mm 언저리 하나인데, 만약 실내를 자주갈 예정이시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할 일이 많으시면 28mm혹은 35mm 를 추천 드리고, 실외에서 쓰실 일이 많으시다면 55mm 정도를 추천 드립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유럽여행임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더 넓은 28mm 혹은 35mm를 추천드립니다. 유럽여행에서 85mm는 개인적으로 별 쓸모가 없습니다. 배경을 거의 뭉개버리는 85mm 특성상 아주 유명한 배경 (에펠탑 정도?)을 제외하면 85mm를 써서 여행 사진 느낌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과물이 명동성당을 배경으로 찍은것과, 밀라노 성당을 배경으로 찍은게 별 차이없이 느껴지면 좀... 그렇잖아요? 차라리 50mm나 35mm가 배경도 적당히 프레임에 잡을 수 있고, 인물도 입체감이 생겨서 생동감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에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105G를 들고 다니시면 표준 단렌즈는 거의 쓰실 일이 없으실 겁니다. 예를 들어 골목을 다니시거나 이동하실 때는 24-105G로 찍으시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실 때는 35mm 정도면 될 겁니다. (순간적으로 35mm가 아쉬우시면, 그러니까 더 넓은 장면을 찍고 싶으신데 35mm 밖에 달려있지 않다면, 노출을 고정시키시고 한자리에서 조금씩 여러장으로 나눠 찍으신 다음 포토샵에서 합쳐버리세요) 그럼에도 심도가 욕심이 나신다면 (개인적으로는 정말 의미가 있나 싶지만) 24-70 f2.8 도 요즘은 가볍게 나오는 브랜드들이 많으니까 그쪽으로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단렌즈들로만 구성하실 거라면 (사실 이것도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바디를 추가하세요. (사지 말고 빌려가셔도 될겁니다) 바디 하나에는 20mm 하나 끼워서 다니시고, 다른 바디에는 35mm나 50mm를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시에 만족도가 높았던 쪽은 20mm + 35mm 였지만, 50인지 35인지는 개인 성향에 달린 거라서 본인이 좋아하시는 화각으로 준비하시는게 좋습니다. 만약 저라면 거기에 55mm 렌즈만 하나 더 챙겨 다니겠습니다. 여행에는 35mm가 편하지만, 저는 50mm가 없으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인지라...
마지막으로, '여행' 사진이니까 최대한 편한 조합을 챙기세요. 손이 바빠지면 마음도 바빠집니다. 순간순간 촬영 환경마다 렌즈를 갈아끼워야 한다면 그때마다 본인 마음만 급해지고 여행은 충분히 즐기지도 못하실 거에요. 또 동행인이 있으시니까, 사진에 너무 집착하시면 동행인도 신경을 써주시느라 같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될 겁니다. 여행에서 제일 귀중한건 안전, 에너지, 돈 순서죠 ㅎㅎ 어머니 화보를 찍어드리러 가는게 아니라 같이 여행을 다니시러 가시는 거니까, 최대한 카메라는 가볍게 준비해서 가세요. 화각을 굳이 다 채우시려고 노력하지도 마시고요. 사진은 눈에 들어온 빛이 마음과 손을 거쳐 카메라에 기록되는 거지, 눈에서 카메라로 바로 기록되는게 아니니까요. '이것도 담고 저것도 담고' 보다는, '나에게 담고 어머니께 담아드리고'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
마지막 부모님과 좋은 시간에 더 신경쓰시라는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짜라는 여행 계획말고 카메라 생각만 계속하고 있었네요. 어머님이 좋아하실만한 여행지도 더 찾아봐야겠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기술적이나 인성적으로 많이 가르침 받았습니다
1.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1번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골목은 좁은데 그에 비해 관광 명소들에 있는 건축물은 높다보니 광각이 필요합니다
역사적인 건축물들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안찍으실꺼라면 광각이 없어도 되겠지만 건물을 찍기에는 24mm도 좁아서 다들 광각을 들고가는 동네라 35mm는 많이 좁습니다
2.
그리고 같은 크기로 찍을 경우 35mm랑 55mm 심도 차이는 차이가 없다 입니다
35랑 55는 똑같이 1.8로 해서 똑같이 전신이 프레임에 꽉 차게 찍으면 두 렌즈의 심도는 거의 동일합니다
같은 거리에 있는 모델을 찍는다면 당연히 55.8이 더 심도가 얕겠지만 모델 크기를 맞추면 35mm는 더 가까워야하고 55mm는 더 멀어야해서 심도는 거의 비슷하게 됩니다
다만 55mm쪽이 좀 더 배경이 압축되기 때문에 55mm가 좀 더 날아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35mm를 발줌해서 55mm를 대체한다는 생각을 하셨으면 차라리 85mm를 발줌해서 55mm를 대체하는게 낫습니다
공간이 안나와서 광각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55mm로 찍을 정도 공간이 있으면 대부분은 85mm도 가능합니다
다만 유럽 여행인데 심도를 챙기시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설마 어머니랑 가시는데 현지인 모델을 구해서 스냅 사진을 찍으려시는건 아닐테고
어머니를 찍으시는걸텐데 인물만 남고 뒷배경을 죄다 날리시려는건가요?
기껏 유럽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왔는데 여기가 유럽인지 가평 쁘띠 프랑스인지 찍은 사람만 알고 아무도 모르면 이게 의미가 있을지..
유럽 특유의 분위기를 노리고 스냅을 찍고 싶으신 것 같은데 그런 분위기가 나려면 배경이 어느 정도 보여야하고 결국 20이든 85든 조리개를 조이시게 될껍니다
뭐 사진을 찍으러 간거냐 여행을 하러 간거냐 라던지 체력이 못 버틴다, 도난 당한다 등 다들 하는 이야기는 다 제쳐두고
순전히 질문자분께서 원하는 사진을 생각해보면 굳이 단렌즈만으로 구성을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줌렌즈로 여러 화각을 빠르게 대응해서 어디서든 촬영이 가능한게 더 맞지 않을까 싶구요
왠지 이전에 사용하셨던게 1260이라 심도에 목마르신게 아닐까 싶은데 12-60 2.8-4.0 요 렌즈였다면 풀프로 24-120 5.0-7.1 심도랑 비슷합니다
24-70 f4만 해도 파나소닉 12-35 f2.8 보다 심도가 얕게 나오고 24-70 2.8이면 마포 단렌즈보다 심도가 얕으니 너무 조리개값에 목숨 안거셔도 됩니다
광각 + 2470 or 24105 + 단렌즈
2070g + 단렌즈
이 정도가 무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것도 제 의견일 뿐이고 꼭 단렌즈로 구성하셔야겠다면 처음에 이야기한 대로 55보다는 20을 챙기시는걸 추천합니다
e마운트 2470 f4 렌즈인 sel2470z의 경우에는 화질이 좋은편은 아닙니다
마포랑 비교하면 센서 크기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왠만하면 좋긴 한데 동일한 풀프끼리 비교하면 중간 이하입니다
24-50까지는 그래도 중간정도는 하는데 준수한데 50-70쪽이 영 별로에요
sel2070g, sel24105g는 화질이 좋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가격대가 좀 많이 나가긴 하죠
이 외의 선택지로는 탐론 2875 f2.8이나 시그마 2870 f2.8 같이 24-28 구간을 희생한 대신 조리개를 챙긴 렌즈들이 있는데 이쪽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화질도 준수한 편이고 광각부를 희생한 덕분에 f2.8 표준줌 치고는 가벼운게 장점이거든요
렌즈 구성을 줄이고 싶으시면 - 2070g + 단렌즈
조리개를 챙기고 싶으시면 - 광각 + 2870 f2.8 + 단렌즈
망원을 챙기고 싶으시면 - 광각 + 24105g + 단렌즈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렌즈라면 20-70g로 갈 것 같습니다.
다음 여행은 탐론 28-200 구매해서 갈까 생각 중 입니다ㅎ